공동명의실천상 부부재산 공동명의를 하고 나서


부부재산 공동명의를 하고 나서


조 영 임

나이 마흔 여섯의 주부로서 모든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딸들과 살다보니 가정분위기가 아기자기하면서 재미가 솔솔 짭짤한데, 남편은 충청도 전형적인 한국 가정의 보수적인 사람으로 예절이라면 공자님도 놀랄 정도의 사람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뭐든지 남편의 명의로 해놓아야 안심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느껴져 불만을 비친 적도 있지만 아무런 결과도 없이 허전함을 삭히며 살았고,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갔다.

그러던 중에 집을 옮기게 되었고, 명의이전을 하려던 차에 남편은 느닷없이 우리 아이들이 결혼을 하면 집을 공동명의로 해야 한다면서 사위 앞으로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공동명의를 하자고 해도 반대를 하던 사람이 자식 일에서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번 기회에 나는 남편에게 느낀 점을 그대로 말했다.
"흔히 말하기를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여성을 인격적으로 동등하게 대우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후진국에서는 여성들의 인격이 무시된다. 그러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여성이 행복하고 주부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며 나라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이 결혼해 집을 공동명의로 하도록 하려면 아이의 주변에 있는 남성들부터 생각을 앞서주어야 할텐데 그러려면 아빠부터 공동명의를 실천해 현실에 맞추어 주어야 되지 않겠느냐" 고 말했더니 남편은 두말없이 집을 나와 남편의 공동명의로 하였다.
덕분에 남편은 나이는 많지만 신세대 아빠가 되었고 나에게는 든든하고 더 멋있는 남편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남편은 이전보다 모든 일들을 나와 상의를 해서 집에 관한 일들을 처리하였고, 무의식중에 나에게는 권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남편에게 더 잘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단점이라면 책임감과 의무감 또는 가벼운 법률 상식이나 세무적인 상식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부들이 아니 여성들이 사회와 동떨어져 살고 있다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덜 느끼고 살려면 그 상식은 알고 있어야 하고, 여성단체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기관에 참여하는 것도 사회와 공존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의 모든 여성들이며! 지금부터라도 집 장만을 할 때 가정과 남편을 위해서도 반드시 공동명의로 하기를 권한다.
물론 처음에는 보수적인 남성들이 비협조적일수도 있으나 다음에 나이가 들어서 무탈하게 잘 지켜온 날들을 생각하며, 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가 있을 것이다.
남성들은 주위에서 체면 때문에 보증이나 갖가지 곤란한 상황들에 부딪치게 될 때가 종종 있고, 한순간에 집안을 몰락하게 하는 일이 많다. 그러한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부동산을 부부공동명의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